10억 빚지고 교복값 빌리러 다니던 어머니께 집 선물한 트로트 가수

금잔디는 1979년생으로 홍천여자고등학교를 거쳐 공주영상정보대학 실용음악학과와 동덕여자대학교 방송연예학과를 졸업했다. 지난 2000년 ‘영종도 갈매기’로 데뷔한 그녀는 ‘오라버니’, ‘일편단심’, ‘여여’, ‘사랑껌’, ‘사랑하니까’, ‘왕자님’ 등 수많은 히트곡을 선보였고, 특히 고속도로 트로트 메들리 앨범으로 약 100만 장 이상을 판매해 ‘고속도로의 여왕’으로 불리며 대중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금잔디의 인생은 슬픈 음악만큼이나 고단했다. 그녀는 중학교 3학년 때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집안은 갑작스레 빚더미에 올라앉았고, 가족은 한동안 뿔뿔이 흩어져야 했다. 자신의 교복값이 없어 남루한 돈을 빌리러 다니던 자신의 어머니를 본 그녀는 평범한 사춘기 대신 가족을 부양해야 하는 자신의 처지를 받아들였다. 대학 시절에도 매일 무대에 오르며 학비와 생계를 책임졌고, 빚쟁이의 전화에 시달리면서 아르바이트 네 곳을 전전해 생계를 이어갔다. 그녀는 당시에 “부모님의 빚이 거의 10억 가까웠다. 동생의 학비와 생활비도 전부 내 몫이었다”라고 말했다.

금잔디는 가족의 생계를 위해 보다 빨리 직접 돈을 벌 수 있는 길을 고민하다가 가수의 길을 택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노래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노래로 가족을 지키고 싶었다”라고 말한 그녀는 스스로 전국노래자랑과 각종 오디션 무대를 전전하며, 2000년 ‘영종도 갈매기’로 정식 트로트 가수 데뷔에 성공했다. 그녀에게 음악은 단순한 재능이 아니라 가족과 자신의 삶을 지키는 유일한 희망이었다.

데뷔 이후에도 금잔디는 매니저 없이 혼자 전국의 이벤트와 무대를 다니며 스케줄을 직접 챙겼고, 방송국 연예부장에게 직접 스케줄을 부탁하며 행사장 무대 뒤에서 혼자 준비하는 등 15년이라는 긴 무명 시절을 견뎌냈다. 힘든 무명시절을 버틴 끝에 2012년 발표한 ‘오라버니’, ‘일편단심’ 등이 대중적으로 큰 인기를 얻게 되면서 그녀는 ‘고속도로의 여왕’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인기 있는 트로트 가수가 된 금잔디는 2015년, 곰팡이가 슬던 월세방에서 벗어나 자신이 번 돈으로 부모님께 새 아파트를 마련해 주는 데 성공했다. 과거 ‘통장을 자신이 마음껏 써보는 것과 제대로 된 집에서 살아보는 것이 평생의 소원이었다’라고 말한 어머니의 오랜 약속을 지키기 위해 열심히 살아온 그녀는 “가족에게 바친 시간과 눈물이 지금의 저를 만들었다”라고 당시 아파트 구매의 소회를 밝혔다.

한편, 금잔디는 소속사 독립 후 1인 체제로 활동 범위를 넓히고, 방송 출연 및 후학 양성 등 다양한 영역에서 왕성히 활동하고 있다. 힘든 가정사의 오랜 시련과 아픔을 이겨낸 효녀, 그리고 음악에 모든 것을 바친 트로트 가수인 그녀는 “남은 인생은 팬들과 트로트 음악에 보답하며 살고 싶다”라는 소망을 드러냈다.